성 명 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김기춘, 조윤선 등에 대한 1심 선고를 규탄하며,

엄정한 법의 정신이 시대의 정의와 양심을 구현한 판결문으로

다시 쓰이기를 촉구한다.


지난 2016년, 촛불 혁명의 기간동안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594인 △세월호 시국선언문에 참여한 문학인 754인 △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6517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1608인 등 9473인이 포함된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그것을 작성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의 구속을 지켜 보았다.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은 9473인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우리 사회 각 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그들의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들까지 위축시키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 대한민국 헌법 제22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등의 헌법 조항을 유린했다.


지난 7월 3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김기춘 전 실장은 징역 7년, 조윤선 전 장관은 징역 6년으로 직권남용의 혐의로서는 거의 최고형을 구형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김기춘 전 실장에게 징역 3년, 조윤선 전 장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우리 민족미술인협회는 재판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묻겠다. 한 겨울 내내 진행된 촛불 혁명의 민주주의 정신을 과연 당신들은 법의 판결문을 통해 구현했는가? 헌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행했을 뿐인데 블랙리스트가 되어버린 9473인과, 그들의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과, 혹은 9473인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는 국민이라 할지라도 헌법에 보장된 그들의 권리를 유린한 행위가 겨우 징역 3년과 집행유예 2년이라는 선고에 대해 당신들은 그리고 다음 세대가 오늘의 판결을 정의로웠다고 평가를 할 것이라고 믿는가?


우리 민족미술인협회는 1심 판결에 대해 촛불 혁명의 민주주의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데 대한 큰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법률의 문구는 국민 누구나가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최소한도 상식의 선에서 이루어지나 법이 지키고자 하는 고결한 정의로움은 판결문을 통해 구현 되어야만 한다.

지난 불행했던 시대에 블랙리스트라 불리었던 9473인의 행위의 의미는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가치나 이슈에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자신의 의사를 자신의 의지로 표현했다는, 바로 헌법의 기본 정신을 지켜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헌법을 유린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등에 대해서 더욱 엄정한 법의 정신이 시대의 정신과 시대의 정의와 시대의 양심을 구현한 판결문으로 다시 쓰이기를 촉구한다.


우리 민족미술인협회는 앞으로 열리게 될 2심 재판을 담당할 재판부에게 9473명의 블랙리스트 예술인들이 겪었을 부당함과 불공정함을 바로 잡아 줄 것을 단호하고, 엄중히 요구하며,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존중해 주기를 다시 한번 정중히 바라는 바이다.


2017년 7월 28일

사)민족미술인협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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