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이 6일 올해 처음 받은 복권기금 446억원을 어떻게 쓸지 사업 내용을 밝혔다. 지난해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된 대신 올해부터 로또 등 복권 수익금으로 적립되는 복권기금을 지원받기 때문. 문예진흥원은 지방문예회관 프로그램개발 지원 146억원 등 올해 말까지 총 11개 사업에 이 기금을 집행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 내용 중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총 12억500만원이 집행되는 ‘올해의 예술작품 축제·시상’이 그것.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독립예술 7개 부문에서 3개 작품씩 총 21개 작품을 뽑아 최고 5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를 부상으로 준다는 내용이다.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이므로 연극 무용 등은 단체가 시상대상이 될 수 있지만, 문학의 경우 작가 한 사람이 수혜자가 된다. 3000만∼5000만원 상금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각종 문학상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금액이다.

하지만 당장 올해 12월에 시상할 이 상금을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줄지에 대해 문예진흥원은 원칙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올해 해당 분야 창작품 중 최고를 뽑겠다”는 강형철 문예진흥원 사무총장의 설명에, 그렇다면 중견 신진을 가리지 않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현기영 원장은 “그보다는 한 3, 4년 지원이 필요한 신예가 중심”이라고 답했다. 최고작 선정인지 신예 육성인지 기획의도가 불분명한 것이다.

시상기준도 불명확한 상태에서 ‘공룡’급의 상금액만 책정한 것은 석연치 않다.

최근 몇 년간 문화계를 뒤흔들던 구설은 바로 넘쳐나는 각종 상을 둘러싼 ‘문화권력’ 논쟁이었다. 문예진흥원이 만드는 새로운 상이 ‘기초예술 진흥’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예술가들의 사기를 꺾는 또 다른 ‘문화권력’이 되지 않을지 그 행보가 염려스럽다.

정은령기자/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