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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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배 _ 민예총 기획실장 bib@kpaf.org


17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언론개혁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점은 오래 전부터 이야기되어 왔다.
신문과 같은 종이매체 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까지를 포함한 매체정책이 시급히 재구성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지배구조, 유통구조, 편집권의 독립 등에서 민주적인 개혁이 제도화 되기를 바란다. 한편 이러한 매체에 담기는 내용은 다원성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상적으로 편식을 강요당해왔던 지난 역사로 말미암아 문화예술계에도 심각한 불균형이 잔존해 있다.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한 스스로의 검열은 말할 것도 없고, 식민문화로부터 비롯된 숭미사대주의문화는 완고한 체제를 구축하여 다양한 문화적 상상력을 옭죄어 왔다. 국보법 철폐, 과거사 진상규명 등이 조속히 이루어져 이러한 억압의 실마리들이 하루속히 풀려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과거 독재정권시절 문화예술탄압의 직접 피해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실질적 조치로서 역할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이와 같이 왜곡된 문화예술계의 구조로 말미암아 그간의 문화예술정책 또한 전체 국민의 문화적 기본권을 확대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 위주의 사업 관행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므로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문화관련 사업들이 공공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하지만 피감기관 나름의 사업목표가 각기 다르게 설정되어 있기에 공공성의 관점을 전문적으로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관련 분야의 민간전문단체들과 평가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를 바란다.

물론 ‘공공성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문화관광부의 사업뿐만 아니라 도시계획에서의 공공예술(건교부), 소외계층의 문화복지(복지부), 재소자의 예술치료(법무부), 여성의 문화예술활동 참여(여성부), 국제문화교류(외교부), 실업예술인들의 고용(노동부), 공공예술교육(교육부) 등 여타 부처와 협력이 필요한 사업들도 많이 있다.
이와 같이 문화예술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관련성을 규정한 ‘문화기본법’의 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왜곡의 또 한 측면은 문화예술 역량의 서울 편중현상이다. 이에 따라 지역문화의 다양성은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몰개성의 소비문화가 전국적 현상으로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문화예술지원정책의 서울 편중 또한 극심하다.
문화 취약지역과 계층에 대한 집중지원을 통해 왜곡된 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지역문화정책 수립의 관점 또한 서울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복권기금에서 지원된 지역문화 활성화사업의 많은 부분 역시 지역 소재 단체들의 소외라는 결과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지역배분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예술문화 분야에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주요한 방안은 지원정책에서 민간자율의 확대이다.
지난 16대 국회 막바지까지 민예총과 예총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은 독임제 문예진흥원의 합의제 위원회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예진흥법 개정안은 16대 국회의 파행적 마무리로 자동 폐기되었고, 이제 17대 국회의 최우선 현안과제로 제기되어 있다.

현장 문화예술인들이 지원정책의 수립과 집행에서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질 때 우리나라 문화예술정책은 허울만 좋은 명분에서 벗어나 실제적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화예술위원회 전환을 위한 법개정, 지역문화활성화사업의 실제화를 위한 감사, 가문화사업에서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전문적 인식의 확대, 독재시기 문화예술탄압에 대한 보상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김선아] 2004-09-20 오후 5:44:02